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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을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 독일 무비자 입국

원하는 대학의 합격증을 받고나니 빨리 독일에 입국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원래 나의 원대한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 2월말 퇴사
  • 3월 대학원 지원/워킹홀리데이 비자 신청
  • 4-5월 중(워홀 비자 받자마자) 독일 입국
  • 어학원 다니며 살 동네 탐색
  • 8-9월 중 (합격증을 받자마자) 집 계약 & 학생 비자로 전환 신청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독일 대사관이 문을 닫으면서 (아니 왜 여기가 문을 닫냐고요… 한국은 그땐 코로나 잘 관리하고 있었는데 ㅜ) 모든 비자 신청 업무가 중단되었다. 대사관 예약은 그렇게 언제 다시 열릴지 기약 없이 취소되었다. 물론 3월 그 당시에는 비자가 있어도 EU에서 외국인 여행 금지(travel ban) 명령을 내리는 바람에 비자가 있어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애타는 마음으로 독일 정보 카페와 베를린리포트 사이트를 들락이기를 몇 달… 그 와중에 스타트업 창업 멤버로 들어가 일을 시작하고, 파이썬 웹 개발 강의도 듣고, 이 블로그도 만들고, 독일어도 공부하고 나름 꽤 재밌게 시간을 보냈지만… 빨리 독일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요이~땅!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 대답없는 루프트한자 고객센터

나는 이미 연초에 루프트한자로 비행기 티켓을 끊어놓았기에 항공 일정을 변경하려고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코로나로 대부분의 항공이 취소되면서 고객센터에 전화가 폭주하는지 어떨 때는 아예 뚜-뚜-거리며 없는 번호처럼 신호가 안가고, 어쩌다 통화음이 들려도 최소 20분은 기다려야 겨우겨우 상담원님과 통화가 가능했다.

온라인으로 변경해주면 좋으련만 그런 시스템은 갖춰지지 않았나보다. (코로나는 정말 한 기업의 역량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렵사리 통화를 걸어 항공 일정과 수화물 추가 요금 등을 확인하는데…! 루프트한자 수화물 추가 요금 실화냐!

루프트한자 이코노미 클래스 수화물 추가 요금 규정


이코노미 클래스인 내가 32kg 짐을 추가하려면 460달러를, 23kg 짐을 추가하려면 287달러라고 안내를 받았다. 비행기 티켓이 80만 원쯤이었는데 짐 추가 비용이 한 사람 티켓 값보다 더 나갈 거 같아서 바로 표를 취소해달라고 했다. 상담원님께서 환불이 굉장히 늦어지고 있는데 수수료 없이 환불은 꼭 될 거니까 인내를 갖고 기다려달라는 부탁과 함께….ㅎ (그리고 아직까지 환불 되지 않았다고 한다.)

■ 사랑해요 대한항공

나는 프랑크푸르트로 입국을 희망했는데 1) 직항으로 가고 2) 좋은 일정(한국 12시에 출발하여 독일 5시에 도착하는)의 대한항공을 발견하고 바로 티켓을 끊었다. 수화물 추가 요금은 23만원. 나는 기본으로 갖고 있는 23kg 수화물 외에 이민가방을 부쳐야 했기 때문에 23kg 수화물 1개 추가(13만원) + 32kg까지 수화물 무게 추가(10만 원)를 했다. 자세한 규정은 다음 링크에 있다.

어쨌든 외항사에 비교하면 매우 싼 수화물 추가 비용에 일단 국적기의 서비스는 항상 좋으므로…ㅎㅎ 잘됐다싶은 마음이 더 컸다. 2달 전 모닝캄 기간이 지나 등급이 떨어져서 좀 슬픈 것 빼곤…

■ 무비자로 독일 입국하기 – 공항 경찰에 메일을 보내자

원래 같았으면 독일은 쉥겐 조약으로 무비자 입국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 나라다. 그래서 한국의 대사관에서 비자를 처리하기보다는 보통 무비자로 입국하여 90일 동안 독일에서 체류하며 독일 체류에 필요한 비자/서류를 준비하여 신청하곤 한다.

그러나 코로나로 모든 것이 바뀐 상황. 그나마 7월 중순부터 입국 절차가 좀 풀어져서 다행이었다. 무비자 입국을 위해 내가 준비한 서류는 다음과 같다.

  • 대학 합격증(Bescheid)
  • 대면수업확인증(Präsenzbescheinigung)
  • 공항 경찰의 확인 이메일

대학 합격증과 대면수업확인증은 학교에서 제공해주었고, 두 개의 문서를 입국하는 도시 공항 경찰에게 보내 무비자로 입국해도 되는지 확인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 경찰 이메일 주소는 bpold.frankfurt.kost-covid-19@polizei.bund.de 이다.

프랑크푸르트 공항 경찰은 회신을 빠르게 주는 편이다. 7월 27일 3시쯤 보냈는데 2시간도 되지 않아 답변을 받았다. 내 경우는 잘 못하지만 독일어로 작문해서 보냈는데 그냥 영어로 보내면 될 듯 하다. 인천공항 카운터에서 이 확인증을 보여주는데 메일 내용이 독일어로 써져있으니 직원분들이 꽤 난감해했다.

공항 경찰에게 OK 메일을 받으면 모든 서류를 프린트해서 챙겨두면 된다. 인천공항 카운터에서 수화물을 실으면서 이 서류들을 한 번 보여주고, 입국 심사 시에 한 번 보여주면 된다. 입국 심사는 걱정한 것과 다르게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고, 서류는 1-2초 휙 보고 바로 도장을 찍어줬다. 이제 드디어 독일 땅을 밟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