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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쓰기 기초 (1) 과학적 연구란?

학사를 한국에서 보내고, 석사를 해외(독일)에서 하기로 했을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논문이었다. 한 번도 써보지 않았는데, 과연 잘 쓰고 졸업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학기 내내 따라다녔다. 그래도 매 학기 누군가는 졸업을 하니 나라고 못할 것도 없다며 다독였지만, 불안감도, 희망도 모두 막연했다. 그러던 중에 3학기 때 논문 관련 이론을 배우는 과목을 수강하게 되었다.

이 과목은 일주일에 논문 3개+@를 읽고 해당 내용을 가지고 토의 하는 세미나 형식의 과목이었다. 4 ECT 짜리 과목치고 요구되는 학습량이 굉장히 많았다. 논문을 한 번도 끝까지 다 읽어본 적 없던 나에겐 큰 도전이 아닐 수 없었다. 어찌어찌 학기를 마쳤고, 어찌어찌 논문을 마치고 다시 한번 관련 내용을 정리해볼까 한다. 이제 첫 논문을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 시리즈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특히 정보 시스템(Information Systems) 분야에서의 다양한 과학적 연구 방법과 이론이다. 따라서 IS 저널에 실린 다양한 논문을 예시로 살펴보고 질적 연구(Qualitative research), 양적 연구(Quantitative research), 디자인 기반 연구(Design-based research)의 절차를 다룬다. 크게 다음의 흐름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1편 과학적 연구
1.1 상위 저널의 논문 승인/거절 이유 보러 가기
1.2 논문 관련 주요 개념들 보러 가기
2편 이론 및 이론 구축
2.1 이론과 이론의 평가 기준 보러 가기
3편 연구 디자인(Research design)
4편 문헌 리뷰(Literature review)
5편 사례 연구(Case study)
6편 설문(Survey)
7편 설문 데이터 수집 및 분석
8편 실험(Experiments)
9편 디자인 연구(Design science)
■ 과학(Science)과 과학적 연구(Scientific research)

앞으로 우리가 다룰 용어에 ‘과학’은 수도 없이 들어갈 것이다. 만약 그냥 연구라고 해도 과학이 생략됐을 뿐이다. 과학적 연구란 1) 과학에 기여하고 2) 과학적 방법을 따르는 연구를 말한다. 그렇다면 과학이란 무엇일까? 과학은 라틴어 ‘scientia’에서 유래되었는데 ‘지식’을 뜻한다. 이 시리즈에서 다룰 IS는 비즈니스 문제를 설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사회 과학의 한 연구 분야이다.

자연 과학사회 과학
자연의 현상에 대한 관측(물리, 화학 등)사회의 현상에 대한 관측(행동, 조직 등)
현상은 인간과 독립적으로 존재함
(원시 데이터는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님)
현상은 인간에 의해 구성됨
자연 스스로 해석하지 않음원시 데이터는 인간이 만듦
물리 과학, 지구 과학, 생명 과학으로 분류됨심리학, 사회학, 경제학으로 분류됨
■ 과학적 지식(Scientific knowledge)

과학의 목표는 과학적 지식을 만드는 것에 있다. 과학적 지식이란 일반적으로 어떤 법칙(laws)이나 이론(theories)에 기여하고, 어떤 현상이나 행위를 설명한다. 또한 과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어떤 연구를 진행하였는지를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을 말한다. 과학적 방법을 사용하는 이유는 독자가 해당 연구를 재현(replication)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법칙이란 현상 또는 행위의 관측된 패턴을 의미한다. 이론이란 근본적인 현상이나 행위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을 의미한다. 특히 이론은 현실에 존재하는 어떤 현상/행위가 왜 있는지에 대한 대답을 해준다. 석사 논문에서 종종 나오는 실수는 바로 이러한 “왜?”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두 개의 변수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다고 할 때 A라는 변수가 B라는 변수를 가져온다고 연구자가 왜 믿는지 설명하는 것을 빼놓는 것이다.

■ 과학적 연구(Scienctific research)

과학적 연구란 자연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재현할 수 있는 연구를 뜻한다. 과학적 연구의 목적은 법칙을 발견하고, 이론을 만들어 자연/사회의 현상을 설명하는 데에 있다. 물론, 이러한 지식은 완벽하지 않거나 실제 진리와 다를 수도 있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단 하나의 진리가 존재하기보다 여러 개의 진리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론이란 과학적 지식에 근거하는 특정 현상을 설명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과학적 연구에는 두 개의 수준이 있다. 하나는 이론적 수준이고 다른 하나는 경험적 수준이다. 이론적 수준이란 추상적인 개념을 발전하거나 개념들의 관계를 살펴보아 이론을 만드는 것과 관련이 있다. 경험적 수준은 이론적 개념을 테스트하고 현실의 관측에 반영하여 보다 나은 이론으로 구축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이론은 발전되고 확장해 나간다.

다음은 연구의 사이클을 보여준다. 이론을 만드는 과정을 보통 귀납 추론이라고 하고, 이론은 테스트하는 것은 연역 추론이라고 한다. 귀납은 관측치로부터 일반화하는 과정이고, 연역은 가설을 테스트하는 과정이다.

논문(과학적 연구)의 사이클은 이론에서 관측으로 가는 연역, 관측에서 이론으로 가는 귀납으로 이뤄진다.
논문(과학적 연구)의 사이클
■ 과학적 방법(Scientific method)

지금까지 과학은 과학적 연구 통해 알게 된 지식을 의미한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과학적 방법은 무엇일까? 논문의 과학적 연구 방법은 다음의 네 가지 특성을 충족해야 한다.

1) 상호주관성(Intersubjectivity)
상호주관성이란 한 연구자의 연구가 다른 연구자에 의해 재현이 가능한 접근법을 의미한다. 해당 연구의 접근법과 이유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명백한 가정과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또한 모든 소스는 공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 백신 연구를 진행한다면, 독일에서 실험하든, 한국에서 실험하든 결과가 똑같아야 한다. 맥락이 똑같을 경우, 누가/언제/어디서 진행하든 비슷한 결과를 얻어야 한다. 따라서 논문을 쓸 때, 다른 연구자가 재현할 수 있을 만큼 실험 과정에 대해 충분하고,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2) 신뢰성(Reliability)
신뢰성이란 확신을 가지고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말한다. 이를 위해서 결과는 여러 번 테스트 되어야 한다. 신뢰성이 높은 결과라면 같은 상황에서 같은 접근법을 사용했을 때 지속해서 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0cm 자가 있고 무언가의 길이를 재려고 한다. 이때 언제 무엇을 재든 자의 수치가 변해서는 안 된다.

3) 타당성(Validity)
타당성이란 증거는 항상 옳고 문제와 관련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결과는 정밀해야 하고 모호성을 띠어서는 안 된다. 연구 질문은 제한된 가정 안에서 논리적으로 답변이 이루어지어야 한다. 주의할 것은, 어떤 결과는 신뢰성이 높지만, 타당성이 낮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것의 길이를 센티미터(cm)로 재고자 하지만 실수로 인치(in)로 재면 신뢰성은 높지만, 타당성은 낮게 된다.

4) 진리의 추구 및 지식 창조
연구는 일반적인 원칙과 설명을 찾는 데에 목적이 있다. 가장 단순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간결함(parsimony)이 중요하다. 또한, 어떤 사례를 사용하여 찾은 결과는 다른 사례에도 유용해야 한다. 과학적 연구는 기존 연구에 새로운 지식을 더해야 한다.

■ 논문 작성의 의의

물론, 나 같은 미생의 논문 작성의 목표는 무사 졸업이지만, 논문의 주요 목적은 기존에 발행된 논문들 사이에 연결되지 않는 부분을 이어 갭을 채워나가고, 나아가 기존 연구를 확장하거나 부가 가치를 더하는 데에 있다. 이렇게 출판된 논문의 연구 결과는 현재 수준의 지식/연구의 일부분이 되어 다른 연구자가 새로운 연구를 하는 데에 밑바탕이 된다. 논문의 결과는 검증의 대상이 된다. 즉, 검증에 따라 잘못된 결과라는 것이 밝혀질 수도 있다.

참고 문헌

  • Social science research: principles, methods, and practices (Anol Bhattacherjee) – 챕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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