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알기 쉬운 국제 분쟁 이야기 – 세계는 왜 싸우는가 (김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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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분쟁 취재의 전문가 김영미 PD가 알려주는 알기쉬운 세계사 이야기. 어느 날 게스트 하우스에서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 지대에서 벌어지는 분쟁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듣게 된다. 제법 전문가같이 토론하는 것을 들으며 나직히 감탄을 하다가 문득 이 토론에 한국 학생들이 끼어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왜 토론에 참여하지 않았는지 나중에 넌지시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은 ‘잘 몰라서요’. PD는 자신의 아이도 마찬가지라 생각하고 아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적어내려가기로 한다. 세계는 왜 싸우는가.

미얀마 이야기

책은 대물림되는 전쟁 – 독립을 위한 전쟁 – 더 가지고 싶은 자의 전쟁 – 가난이 부른 전쟁으로 각 나라의 분쟁을 분류하여 소개한다. 대부분의 분쟁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슬픈 사실을 차치하고라도,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챕터는 최근에 또 한바탕 뒤집어진- 13장 미얀마 이야기이다.

한반도의 3배 크기의 미얀마는 국민의 70%가 버마족(미얀마의 원래 이름은 버마라고 한다)으로 구성되어 있고, 나머지는 소수 민족이라고 한다. 국민의 90%가 불교를 믿는만큼 승려들이 국민의 존경을 받는다.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였다.

지금의 쿠테타가 일어난 미얀마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오랜 군사정권의 통치가 있다. 공식적으로는 1962년부터 2010년까지(실제로는 1958년부터로, 3대에 걸쳐 집권)인데, 독립의 과정에서 군부가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페친이신 정호재님의 설명에 따르면 ‘군부란 나라의 엄연한 독립적 제도권 지휘체계’를 말하며 ‘입법부, 사법부, 행정보와 동등한 수준에서 제4부로서 국가의 시스템을 구성하고 그만큼의 권력을 가진다는 의미’라고 한다.

군부가 하나의 기관으로 역할을 잘 하면 좋으련만, 부정부패와 독재는 결국 민주화 운동을 낳게 된다. 2007년 일어난 샤프란 혁명이 대표적이다. 샤프란 혁명이라는 말은 국민의 존경을 받는 승려들이 참여함에 있어 샤프란색 가사를 입은 승려들의 혁명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군부는 평화 시위는 무력으로 진압한다. 철저한 언론 통제에도 용감한 외국인 기자들의 폭로로 미얀마의 참상이 세계로 전해졌다고 한다.

이 때 비폭력 민주화 운동 지도자로 아웅산 수 찌가 등장한다. 아웅산 수찌는 아웅산 장군의 딸로, 아웅산 장군은 미얀마의 독립 운동에 결정적 공헌을 하였으나 정작 본인은 독립을 보지 못한 채로 서거(암살에 의한)한 장군이다. 아웅산 수 찌는 영국에서 학업을 잇고 결혼까지하며 평범한 인생을 사는듯했지만 1988년 8월 8일 오전 8시, 일명 8888 항쟁이 미얀마에서 일어나며 민주화 투쟁에 몸을 담기 시작한다. 그렇게 아웅산 수 찌를 총비서로 민족민주동맹(NLD)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군부의 강력한 통제 아래 민주화는 쉽지 않았다. 아웅산 수찌는 1989년부터 약 15년 가까이는 가택에 연금 당한 채로 살았다.

오랜 투쟁 끝에 2015년 11월에서야 처음 열린 공개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 그러한 사태에도 중국와 미국이라는 외세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나 어쨌든… (짐작할 수 있듯이 미얀마의 군부는 중국의 지원을 받고, NLD는 미국의 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아웅산 수찌가 집권하기에 여러 제약이 있었는데 ‘국회의 1/4은 군인으로 채워야한다’ 던지 ‘국가 비상사태의 경우 군총사령관이 대통령을 대신한다’라던지 말이다. 그리고 지난 11월 다시 이뤄진 선거 직후에 군부는 또다시 압도적으로 패배한다(NLD와 군부가 90:10이었다고 한다). 군부는 ‘부정 선거’라고 반발에 나섰고 결국 2021년 2월 1일 쿠테타를 일으키게 된 것이다.

몰랐던 세계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분들에게 적극 추천!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책은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분쟁에 대해 다룬다. 미얀마 외에도 너무나도 최근의 일이어서 충격을 받았던 동티모르의 이야기, 말로만 듣던 소말리아 해적이 왜 생겼는지 등 내 얕은 지식에 한없이 부끄러워지면서 덕분에 여러가지에 대해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물론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지점에서 챕터가 끝나 아쉬움이 잔뜩 남게 되는데 아마 한 나라의 분쟁의 역사를 모두 담기에 짧은 챕터로는 부족했을 터이다.

책은 세계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개괄적으로 훑고, 관심이 생긴다면 어떤 사건을 중점으로 찾아보면 좋을지 가이드를 해준다. J 덕분에 좋은 책을 읽었다. 다른 지역의 분쟁도 기회가 될 때마다 하나씩 서치해가며 살을 덧붙여갈 계획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기도 한 토막. 모두에게 평화가 깃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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